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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열선장갑의 신세계

드디어 장갑이 도착했다. '열선 장갑.'

주문한지 18일만의 도착이다. 그동안 판매자한테 문자를 얼마나 보냈던가.
열선 장갑은 한 겨울에도 모터사이클(줄여서 '바이크'라 하자)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필수템이다. (그게 바로 나!^^)

2년 전 봄 모터사이클에 입문한 이후 두번째 맞은 겨울이다. 보통 겨울은 바이크에게는 치명적인 계절이다. 추위와 빙판(+블랙아이스) 때문에 겨울은 시즌 오프(off), '봉인'이라고 해서 바이크의 배터리를 분리하는 등 운행을 멈춘다.

하지만 나처럼 조금 늦게 입문한 사람은 한겨울에도 타려는 순수 열정을 보인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입문 3년차인 나는 남들처럼 겨울에 결코 봉인을 하고 싶지 않다. '바이크 값이 얼만데?' 차 값도 그렇지만, 몸이 가끔 진동감 있게 달려주지 않으면 참기가 힘든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겨울 라이딩의 큰 적 '손시림'

나는 영하의 날씨에도 바이크를 끌고 나간다. 위 아래로 옷을 끼어업으면 겨울 찬 바람도 견딜만하다. 상체 만큼 많이 껴 입기가 어려운 하체는 추위를 느끼는 신체부위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손, 특히 손가락이다! 나중엔 아프기까지 하다. 더 심하면 감각 '무.' 불우하게 손도 튼다. 그래서 배달 오토바이들처럼 손토시를 바이크에 달아 봤지만 조금 덜 추울 뿐,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물론 모양도 영 빠지고...

그러다 고민 끝에 열선장갑을 주문했다. 한 달 넘게 고민하다가 마데 인 차이나 제품으로 구매버튼을 눌렀다.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격으로 거금 15만8천원짜리. 썬윌이라는 제품이었다. 디자인도 맘에 들고 손등에 뽕도 들어가 있어서 고민 끝에 주문을 했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18일 만에 도착. 드디어 박스를 열었다.

험한 길을 거쳐 왔는지 박스 한 켠이 찢겨져 있네?! 살짝 기분 상했지만 워쩌겠어. 물건만 이상 없으면야.

"인텔리전트 히팅 썬윌(Sunwill)" 제품. 줄가방과 장갑, 충전지와 충전기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껴 봤다. 오오 금세 따듯해지네!

생각보다 매우 가볍고 따듯하다. 손가락 끝까지 열이 감싸준다. 빨간 버튼을 누르면 약, 중, 강 총 3단계로 뜨거워진다.

"자, 테스트 라이딩을 해보자."

줄가방과 열선장갑, 충전기와 충전지.
배터리와 연결선.
엄지와 검지, 새끼 손가락에 스마트폰을 터치할 수 있게 처리돼 있다.
평소 M 사이즈 장갑을 끼는데 L 사이즈로 구매했다. 살짝 커서 스마트폰 터치시 조금 불편하다.

열선장갑을 끼고서 바이크를 끌고 나갔다. 현재 온도 영하 4도. 파주 마장호수까지 왕복 3시간 남짓 시간 소요. 장갑 전원 올리고 바이크 시동 걸고 출발~.

 

켜자마자 이내 따뜻해지는 열선장갑.
고요한 겨울의 마장호수.

 청쾌한 겨울의 아침공기. 콧구멍이 뻥~ 뚫리면서 머릿 속까지 맑아지는 이 느낌이 달리는 내내 마장호수에서 정점을 찍는다. 바로 이게 겨울 바이크 라이딩의 제 맛이다!

 이 상쾌한 기분은 열선장갑을 통해 제대로 누렸다. 없었다면 내내 아린 손이 신경쓰였을 거다. 어느 정도로 좋았을까? (요게 포인트)


'Hot?' 아니 'Warm~'


일단 열선장갑은 영하 4도의 겨울 아침(9시) 날씨에 80키로 속도로 달렸을 때 전반적으로 따닷했다. 뜨겁지는 않았다. 추위를 꽤 못느낄 정도라고나 할까. 그러나 출발 40 여분 쯤 부터 검지와 새끼 손가락 부분에는 살짝 시린 느낌이 왔다. 다른 열선장갑은 어떤지 모르지만 이 제품은 그랬다.

강에서 중으로 열강도를 줄여보기도 했다. 그 차이는 뚜렷이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암튼 결론은 겨울 바이크 라이딩 부동의 필수템이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


이 제품은 한번 충전에 최대 4~5시간 정도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만땅 충전의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 얼추 3시간 정도는 콘센트에 꽂아둬야 파란불이 켜지더라. 열선장갑은 그래서 여분의 배터리를 구매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제품은 그게 안된다네...ㅡㅡ;

암튼 열선장갑 장만은 겨울 바이크 라이더들에게 최고의 필수 월동장비다. 요 놈 덕에 올 겨울도 재미지게 바이크를 타게 생겼다. 진즉에 살 걸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한 겨울, 산에 올라야 맛봤던 상쾌, 청쾌한 겨울 공기를 나는 바이크 위에서 맛보게 되었다. 이제 힘들게 산에 오르지 않아도 된다.^^ 열선장갑 덕에 관절의 아픔을 날릴 수 있게 되었다.

추위 걱정은 끝.
이제 눈과 블랙아이스만 주의하면서 겨울 바이크를 즐기리라~

남들 춥다고 멈췄을 때,
나는 유유히 달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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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배터리 여유분 필수
- A/S되는 제품으로 구매
- 배터리 연결 선 충격 주의